숨은 덜 차는데 다리가 아팠다 러닝 초보 때 가장 헷갈렸던 부분

러닝을 처음 시작하면 보통 숨이 차는 게 제일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봤다.

심폐 체력이 좋아지면 러닝도 자연스럽게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꾸준히 달리다 보면 예전보다 같은 거리에서 숨이 덜 차고, 조금 더 빠른 페이스도 버틸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러닝을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온다.

숨은 아직 괜찮은데 다리가 먼저 불편한 날이 생긴다.

종아리가 묵직하기도 하고, 정강이 쪽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 어떤 날은 무릎 주변에서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때 제일 헷갈린다.

"숨은 괜찮은데 조금 더 뛰어도 되는 거 아닌가?"

러닝을 계속하면서 나는 이 질문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심폐 능력이 좋아졌다고 해서 내 다리까지 똑같은 속도로 러닝에 적응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숨이 괜찮으면 몸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쉬웠다

러닝은 변화가 꽤 빨리 느껴지는 운동이다.

처음에는 1km만 뛰어도 숨이 찼는데 몇 주, 몇 달 지나면 같은 거리가 훨씬 편해진다.

예전에는 힘들었던 페이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 역시 하프마라톤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이런 변화를 느꼈다.

첫 하프에서는 21km 정도를 2시간 14분에 달렸고, 이후에는 서브2도 경험했다.

러닝 거리가 늘고 기록도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이제 몸이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내가 느끼는 호흡의 편안함과 다리가 받아들이는 반복적인 충격은 같은 문제가 아니었다.

달리는 동안 발은 계속 지면에 닿는다.

종아리와 발목 주변 근육, 힘줄, 무릎 주변 조직도 반복적으로 일을 한다.

그래서 숨이 덜 찬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빠르게 늘리거나 러닝 횟수를 갑자기 늘리면 다른 부위가 먼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통증은 초보자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러닝 통증과 부상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NHS는 러닝 부상이 숙련자뿐 아니라 달리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무릎 통증, 아킬레스건 통증, 정강이 통증, 발뒤꿈치 통증 등이 있다.

특히 정강이 통증, 흔히 말하는 신스플린트는 러너들이 둔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계속 뛰는 경우가 있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더 심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걸 보면서 조금 뜨끔한 부분이 있었다.

러닝을 좋아하게 되면 작은 불편함을 너무 쉽게 넘기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컨디션이 좀 안 좋나 보다."

"몸이 풀리면 괜찮아지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달리기 쉽다.

물론 러닝 후 단순한 근육 피로까지 모두 부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평소와 다른 통증이 계속되는데도 운동량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는 상황이다.

러닝 거리와 속도가 늘면 몸에 들어가는 부담도 같이 늘어난다

최근 Newcastle Hospitals의 러너 부상 예방 자료를 보면서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load와 capacity라는 개념이었다.

어렵게 들리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load는 러닝을 하면서 몸에 들어가는 부담이고, capacity는 내 몸이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다.

더 멀리 뛰거나 더 빠르게 뛰면 당연히 몸에 들어가는 부담은 커진다.

문제는 그 부담이 현재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갈 때다.

해당 자료에서는 러닝 횟수를 갑자기 늘리거나 거리와 강도를 빠르게 높이는 것, 쉬었다가 갑자기 다시 달리기 시작하는 것 등이 조직 과부하와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이 꽤 와닿았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일주일에 20km 정도를 편하게 달릴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숨이 괜찮다는 이유로 갑자기 다음 주부터 40km를 뛴다고 몸의 적응 능력도 동시에 두 배가 되는 건 아니다.

기분과 심폐 체력은 "할 수 있다"고 느끼는데 다리는 아직 그 준비가 안 돼 있을 수도 있다.

러닝을 하면서 내가 가장 조심하고 싶은 게 바로 이런 상황이다.

예전에는 월간 거리가 늘면 무조건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

러닝 앱을 보면 월간 거리가 꽤 큰 동기부여가 된다.

100km를 넘기고 150km를 넘기고, 어느 순간 200km가 가까워지면 괜히 채우고 싶어진다.

나도 한동안 월 러닝 거리가 200km 안팎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어서 이런 마음을 잘 안다.

이번 달 190km를 달렸다면 마지막 며칠에 괜히 10km를 더 뛰고 싶어진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달력상 200km를 채우는 것과 내 몸이 그 러닝을 잘 흡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 달 200km를 채웠는데 다음 달에 통증 때문에 제대로 못 뛴다면 그 숫자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반대로 160km만 뛰었더라도 몸이 편하고 다음 달 훈련도 정상적으로 이어간다면 오히려 더 좋은 과정일 수도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러닝을 숫자로만 보는 습관을 조금 경계하게 됐다.

페이스도 그렇고 거리도 그렇다.

눈에 잘 보이니까 자꾸 그 숫자를 발전의 기준으로 삼게 된다.

하지만 몸에서 보내는 신호는 숫자처럼 깔끔하지 않다.

근육통과 통증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지가 가장 어려웠다

이 부분은 지금도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러닝이나 근력운동을 하고 나면 근육이 뻐근할 수 있다.

나 역시 러닝과 함께 푸시업이나 스쿼트 같은 근력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운동 후 근육이 묵직한 느낌 자체는 익숙하다.

그렇다고 모든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넘길 수도 없다.

NHS는 러닝 중 통증이 있다면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계속 달리지 않는 것을 권한다. 특히 심하거나 지속되는 통증은 상황에 따라 의료진이나 물리치료사에게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그래서 나는 초보자라면 통증을 평가할 때 단순히 "참을 만한가?"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평소와 다른 느낌인지.

한쪽에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지.

뛰면 점점 심해지는지.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한지.

쉬어도 계속되는지.

이런 부분을 함께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특히 갑자기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체중을 싣기 어려울 정도라면 인터넷 글만 보고 계속 달리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보자에게 흔히 말하는 10퍼센트 규칙도 절대적인 답은 아니었다

러닝 거리 증가와 관련해서 많이 들어본 말이 있다.

주간 러닝 거리를 한 번에 10% 이상 늘리지 말라는 이야기다.

나도 처음에는 꽤 명확한 기준이라 편하다고 생각했다.

30km 뛰었다면 다음 주에는 33km 정도.

숫자로 정해져 있으니 따라가기 쉽다.

그런데 러닝 부상 자료를 찾아보면 이런 단순한 숫자 하나로 모든 러너의 부상 위험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기존 운동량이 다르고 러닝 경험, 회복 상태, 강도, 지형도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5km씩 천천히 뛰던 사람이 거리만 10% 늘리면서 갑자기 인터벌까지 시작한다면 총 부담은 단순히 거리 10% 증가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 나는 숫자 자체보다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올리지 않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운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거리도 늘리고 속도도 올리고 러닝 횟수도 늘리는 걸 한꺼번에 하지 않는 것이다.

한 가지를 늘렸다면 다른 부분은 조금 유지하면서 몸의 반응을 보는 방식이다.

근력운동을 계속 챙기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러닝을 많이 하면 러닝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나는 근력운동도 계속 가져가고 싶은 편이다.

특히 체중이나 체지방을 줄이더라도 근력은 가능하면 유지하거나 늘리고 싶다.

러닝만 많이 하고 몸이 점점 약해지는 방향은 내가 원하는 모습과 조금 다르다.

Newcastle Hospitals의 러닝 부상 예방 자료에서도 러너를 위한 근력운동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브리지, 스쿼트, 싱글 레그 동작, 카프레이즈처럼 엉덩이와 다리 주변을 사용하는 운동들이 포함돼 있다. 자료에서는 러너의 근력운동이 힘과 속도, 지구력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근육의 약점이나 불균형을 다루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부분은 내가 평소 생각하던 방향과도 잘 맞았다.

물론 스쿼트 몇 번 한다고 러닝 부상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단순한 문제라면 모두가 같은 운동만 하면 될 것이다.

다만 러닝만 반복하는 것보다 근력과 회복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더 마음에 든다.

다리가 조금 무거운 날에는 존2도 욕심낼 필요가 없었다

요즘 나는 존2 러닝처럼 비교적 편안한 강도로 오래 달리는 훈련에 관심이 많다.

예전에는 빠른 기록이 나오면 좋은 훈련이라고 생각하기 쉬웠는데 지금은 쉬운 러닝을 충분히 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깨달은 게 있다.

존2라고 해서 무조건 몸에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박수가 낮더라도 러닝 자체가 반복적인 움직임이라는 사실은 그대로다.

그래서 다리가 평소보다 많이 피곤한 날에는 심박수 숫자만 보고 "존2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조심하려고 한다.

심박수는 편해도 다리가 피곤할 수 있다.

이게 이번 글에서 내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다.

심폐 상태와 다리 상태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것.

하프보다 풀코스를 생각하니 더 조심하게 됐다

나는 앞으로 하프마라톤도 계속 뛰어보고 싶고, 언젠가는 풀코스도 완주해보고 싶다.

첫 풀코스에서는 기록보다 완주 자체가 우선 목표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러닝 거리를 지금보다 늘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요즘은 훈련량 증가를 예전보다 조심스럽게 보게 된다.

하프까지 뛰었다고 해서 갑자기 풀코스 훈련량을 몸이 자동으로 감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호흡은 괜찮고 20km도 달릴 수 있다고 해서 매주 장거리를 계속 늘리는 게 무조건 좋은 훈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목표는 한 번 30km를 뛰는 것이 아니라 훈련 과정을 무사히 이어가고 결국 42.195km 출발선에 건강한 상태로 서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러닝에서 참는 능력만큼 멈추는 판단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친구가 다리가 아픈데 숨은 괜찮다고 말한다면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해보자.

"숨은 하나도 안 차는데 무릎이 조금 아파. 그래도 더 뛰어도 되겠지?"

예전이라면 나도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조금 더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 같다.

지금은 다르게 말할 것 같다.

굳이 오늘 한 번의 러닝을 위해 통증을 시험하지 말라고.

특히 평소와 다른 통증이라면 일단 달리기를 멈추고 상태를 보는 편이 낫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

내일 괜찮아지면 다시 천천히 시작하면 된다.

며칠을 쉬어도 된다.

반대로 쉬어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면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게 맞다.

러닝을 오래 하다 보면 하루 이틀의 휴식이 그렇게 큰 손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작은 문제를 억지로 참고 뛰다가 몇 주를 쉬게 되는 쪽이 더 아쉽다.

요즘 내가 기록만큼 중요하게 보는 숫자는 다음 러닝까지의 시간이다

러닝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록이 발전의 거의 전부처럼 보였다.

5km 기록이 줄고 하프 기록이 좋아지고 월간 거리가 늘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기록이 좋아지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기준도 하나 생겼다.

오늘 운동하고 얼마나 자연스럽게 다음 러닝을 할 수 있느냐이다.

오늘 너무 무리해서 사흘 동안 다리가 무거운 것보다 조금 여유 있게 끝내고 이틀 뒤 다시 편하게 달리는 쪽이 장기적으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도 기록 욕심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하프 기록도 더 좋아지고 싶고 풀코스도 달려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으려고 한다.

러닝에서 숨이 덜 차는 순간은 분명 좋은 변화다.

하지만 그게 내 몸 전체가 모든 훈련량을 받아들일 준비가 끝났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숨이 남았다고 무조건 더 뛰는 것보다 다리가 다음 러닝까지 버틸 수 있는지도 같이 보는 것.

요즘 내가 러닝 건강을 생각할 때 꽤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다.


참고한 자료

NHS - Knee pain and other running injuries
https://www.nhs.uk/live-well/exercise/knee-pain-and-other-running-injuries/

Newcastle Hospitals NHS Foundation Trust - Injury prevention advice for runners
https://www.newcastle-hospitals.nhs.uk/services/injury-prevention-advice-for-run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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