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러닝이 좋을까 저녁 러닝이 좋을까 직접 따져보니 기준이 달라졌다

러닝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아침에 뛰는 게 좋을까, 저녁에 뛰는 게 좋을까.

처음에는 나도 당연히 둘 중 하나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침 러닝은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저녁 러닝은 몸이 충분히 풀린 상태라 조금 더 잘 뛸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아침 공복 러닝이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저녁에 운동하면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도 있다. 반대로 퇴근 후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자료를 하나씩 보다 보니 내가 처음에 던졌던 질문 자체가 조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과 저녁 중 언제가 더 좋은지를 고르는 것보다 내가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인지 찾는 게 먼저일 수도 있었다.

처음에는 아침 러닝이 더 건강할 것 같았다

아침 운동에는 묘한 이미지가 있다.

일찍 일어나 운동화를 신고 나가서 한적한 길을 달리는 사람을 보면 굉장히 부지런해 보인다.

운동까지 끝내고 하루를 시작하니 자기관리도 잘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러닝 시간을 생각하면 아침이 조금 더 건강한 선택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실제로 아침 러닝의 가장 큰 장점은 운동을 하루 일정의 앞부분에서 끝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항상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갑자기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저녁 약속이 생길 수도 있다.

집에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피곤하면 운동화를 신기가 싫어질 때도 있다.

아침에 이미 뛰었다면 이런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이건 운동 생리학보다 내 생활을 생각했을 때 훨씬 현실적인 장점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아침에 뛰려면 결국 잠을 줄여야 하는 날도 생긴다

여기서 내가 마음에 걸렸던 게 있다.

아침 러닝을 위해 잠을 줄이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

예를 들어 평소 오전 7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5시 30분에 러닝을 하기 위해 5시에 일어난다고 해보자.

대신 잠드는 시간은 그대로라면 수면시간이 2시간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

그 상태로 일주일에 몇 번씩 달리면 운동은 늘었지만 회복시간은 줄어든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굳이 아침 러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러닝을 오래 하다 보니 운동량만큼 회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프마라톤을 뛰고 앞으로 풀코스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많이 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러닝을 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하는 과정까지 같이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아침 러닝을 위해 수면을 계속 희생한다면 나에게는 조금 앞뒤가 맞지 않는 선택처럼 느껴진다.

저녁 러닝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느낌이 있었다

반대로 저녁 러닝은 생활에 넣기가 조금 쉽다.

일과를 마치고 나서 뛰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한 날에는 밖에 나가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꽤 기분 좋게 느껴질 수 있다.

나도 러닝을 하면서 체중이나 기록만큼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하루 동안 머릿속이 복잡했다가 밖에서 일정한 속도로 달리고 돌아오면 생각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 있다.

CDC에서도 규칙적인 신체활동뿐 아니라 한 번의 중강도 또는 고강도 활동만으로도 수면의 질이나 불안감 같은 부분에서 즉각적인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러닝이 모든 스트레스를 해결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퇴근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끝내는 것보다 30분 정도 달리고 돌아오는 시간이 내 생활에는 꽤 괜찮게 들어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뛰면 정말 잠을 못 잘까

이 부분도 궁금했다.

예전에는 잠자기 전에 운동하면 잠을 설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저녁 러닝은 건강에 별로인가 싶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이것도 그렇게 단순하게 나눌 문제는 아니었다.

NHS의 수면 안내에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잠들기 직전에 너무 강한 운동을 했을 때 잠드는 데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면 취침 전 약 90분 정도는 격한 운동을 피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결국 저녁에 운동하면 무조건 안 된다는 뜻과는 조금 다르다.

사람마다 반응을 보는 게 더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저녁 7시에 가볍게 5km를 달리고 밤 11시에 잘 자는 사람이라면 굳이 저녁 러닝을 피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밤 10시에 빠른 인터벌을 하고 나면 심장이 계속 뛰는 느낌 때문에 잠을 설친다면 시간을 앞당기거나 강도를 낮추는 게 나을 수 있다.

나는 이 기준이 마음에 들었다.

아침이냐 저녁이냐보다 내가 운동한 뒤 실제로 어떻게 자는지를 보는 것이다.

아침 러닝에서 내가 더 신경 쓰게 되는 것은 몸이 덜 풀렸다는 느낌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달리는 날과 오후에 달리는 날은 몸의 느낌이 조금 다를 수 있다.

특히 잠에서 깨고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몸이 뻣뻣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뛴다면 처음부터 목표 페이스로 들어가기보다 초반을 조금 여유 있게 가져가는 편이 마음에 든다.

몇 분 정도 걷고 천천히 조깅하면서 몸 상태를 확인하는 식이다.

초보자라면 더 그렇다.

시계를 켜자마자 첫 1km부터 목표 페이스를 맞추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러닝을 시작한 직후 몸이 무겁다고 해서 그날 컨디션 전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조금 움직이고 난 뒤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저녁에는 반대로 욕심이 생기기 쉬웠다

저녁에는 하루 종일 움직인 뒤라 아침보다 몸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오히려 속도를 올리고 싶어진다.

5km만 편하게 뛰려고 나갔는데 첫 1km가 생각보다 잘 나오면 다음 구간도 조금 빨리 뛰게 된다.

결국 원래 회복 러닝을 하려고 했던 날이 평소보다 강한 러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나는 요즘 존2 러닝처럼 편안한 강도의 훈련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오히려 더 신경 쓰게 된다.

몸이 잘 풀린다고 매번 빠르게 달리는 게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러닝을 하면서 점점 느끼는 건 몸 상태가 좋은 날에도 계획한 강도를 지키는 게 하나의 훈련이라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생각하면 아침 공복 러닝이 더 좋다는 말도 궁금했다

아침 러닝을 검색하면 공복 러닝 이야기도 거의 빠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달리면 지방을 더 많이 사용하니 살이 더 잘 빠진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도 처음에는 솔깃했다.

나 역시 체지방은 줄이고 근력은 가능하면 유지하거나 늘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체중과 체지방 관리를 장기간으로 보면 한 번의 운동에서 어떤 연료를 조금 더 많이 사용했는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전체적인 운동량과 식사, 회복, 꾸준함을 같이 봐야 한다.

무엇보다 공복으로 뛰었을 때 너무 힘들어서 운동량이 줄어드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가벼운 아침 조깅 정도는 공복 상태에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나는 공복 러닝을 무조건 좋은 방법이나 나쁜 방법으로 나누기보다 내 몸의 반응을 먼저 볼 것 같다.

장거리 러닝을 생각하면 시간 선택 기준도 조금 달라졌다

5km 정도의 짧은 러닝은 비교적 시간을 만들기 쉽다.

30분에서 40분 정도만 확보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프나 풀코스를 준비하면서 장거리 러닝을 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5km, 20km 이상을 천천히 달리려면 러닝 시간뿐 아니라 준비와 회복시간까지 꽤 많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아침 러닝이 현실적으로 편할 수도 있다.

주말 아침에 일찍 시작하면 오전 안에 긴 러닝을 마치고 나머지 하루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평일에는 퇴근 후 짧게 달리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침 러닝과 저녁 러닝 중 하나만 고집할 필요도 없었다.

훈련 목적에 따라 시간을 다르게 가져가면 된다.

여름 러닝에서는 아침과 저녁이라는 문제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여름에는 러닝 시간이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게 된다.

낮 동안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 한낮 러닝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늦은 시간대를 찾게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어두운 시간에 달린다면 안전 문제가 생긴다.

도로 주변에서 뛰는 경우에는 차량이나 자전거가 나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밝거나 반사되는 장비를 활용하는 게 좋다.

결국 러닝 시간은 운동 효과만으로 고르는 게 아니라 날씨와 코스, 안전까지 같이 봐야 한다.

이런 현실적인 조건을 놓고 보면 "아침이 과학적으로 더 좋다" 같은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

초보자라면 최고의 시간보다 가장 자주 지킬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게 낫다

지금 막 러닝을 시작하는 친구가 아침과 저녁 중 언제 뛰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질문을 다시 할 것 같다.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지 않은지.

퇴근 시간이 일정한지.

저녁에 달리고 난 뒤 잠은 잘 자는지.

그리고 일주일에 어떤 시간이 가장 쉽게 비어 있는지를 물어볼 것 같다.

예를 들어 아침 러닝이 좋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뛰는 것보다 저녁에 일주일 세 번 꾸준히 뛰는 사람이 장기적으로는 운동 습관을 만들기 더 쉬울 수 있다.

반대로 퇴근하면 매번 운동을 건너뛴다면 아침에 미리 끝내는 게 훨씬 잘 맞을 수도 있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좋은 시간이 내게도 좋은 시간이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이제 러닝 시간을 정답보다 생활 패턴으로 본다

처음에는 아침 러닝과 저녁 러닝 중 어느 쪽이 건강에 더 좋은지 정답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고 내 운동 목표를 생각하다 보니 지금은 질문이 조금 바뀌었다.

"언제 뛰어야 효과가 가장 좋을까?"

보다는

"언제 뛰어야 내가 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쪽이다.

러닝을 오래 해보려면 결국 한 번의 완벽한 운동보다 반복 가능한 일정이 중요하다.

아침 러닝을 했는데 하루 종일 너무 피곤하다면 시간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저녁 러닝 뒤 잠을 계속 설친다면 조금 앞당기면 된다.

평일에는 저녁에 뛰고 주말 장거리는 아침에 해도 된다.

굳이 하나만 고를 이유가 없다.

나 역시 하프를 더 뛰고 앞으로 풀코스까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러닝을 생활에 오래 넣는 방법이 더 중요해졌다.

좋은 러닝 시간은 남들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가장 꾸준히 운동화를 신을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참고한 자료

CDC - Health Benefits of Physical Activity for Adults
https://www.cdc.gov/physical-activity-basics/health-benefits/adults.html

NHS - Fall asleep faster and sleep better
https://www.nhs.uk/every-mind-matters/mental-wellbeing-tips/how-to-fall-asleep-faster-and-sleep-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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